신약개발 기사를 읽다 보면 낯선 약어가 먼저 등장한다. 후보물질, IND, 임상 1상 같은 말은 단어만 알아도 흐름이 보인다. 중요한 것은 각 용어가 신약개발의 어느 단계와 위험을 설명하는지 이해하는 일이다.

신약개발은 과학, 규제, 제조, 자본이 함께 움직이는 긴 과정이다. 그래서 같은 연구 성과도 용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아래 용어들은 투자자와 일반 독자가 신약개발의 기본 흐름을 잡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도이다.

출발점을 잡는 연구 용어

타깃(Target)은 약이 겨냥하는 생물학적 표적이다. 예를 들면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처럼 질병 과정에 관여하는 대상이다.

후보물질(Lead)은 질병에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개발 대상으로 고른 물질이다. 아직 약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르며, 안전성과 효과를 단계별로 확인해야 한다.

기전(또는 작용기전)은 약이 몸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의미한다. 기전이 명확하면 임상 설계와 실패 원인 해석에 도움이 된다.

적응증은 약을 쓰려는 대상 질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같은 물질도 어떤 적응증을 택하느냐에 따라 시장성, 임상 난도, 경쟁 구도가 달라진다.

바이오마커는 질병 상태나 약물 반응을 보여주는 생물학적 지표이다. 환자 선별이나 반응 예측에 쓰일 수 있지만, 모든 바이오마커가 허가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가기 전의 검증 (=임상 전 검증)

비임상(전임상)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수행하는 실험 단계이다. 세포실험, 동물실험, 독성시험 등을 통해 임상 진입 가능성을 살핀다.

효능은 약이 목표 질환에 대해 기대한 작용을 보이는지에 관한 개념이다. 연구 단계의 효능 신호는 임상에서의 효과와 같지 않다.

독성은 약이 몸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지를 보는 기준이다. (중요) 효과가 좋아 보여도 독성 문제가 크면 신약개발은 멈춘다.

약동학(약어: PK, Pharmacokinetics)은 약이 몸에 들어가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과정을 뜻한다. 쉽게 말해 몸이 약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는 용어이다.

약력학(약어: PD, Pharmacodynamics)은 약이 몸에 어떤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뜻한다. 쉽게 말해 약이 몸에 무엇을 하는지 보는 용어이다.

우수실험실관리기준(약어: GLP, Good Laboratory Practice)은 비임상시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기준이다. 자료가 규제 판단에 쓰이려면 시험의 품질과 기록(데이터 추적성 포함)이 중요하다.

임상 단계의 핵심 언어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신약개발에서 가장 큰 가치 변화는 대개 임상 단계에서 발생한다.

임상 1상은 주로 안전성, 내약성, 투여 용량을 보는 초기 단계이다. 항암제처럼 질환 특성에 따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임상 2상은 목표 질환에서 효과 신호와 적정 용량을 살피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다음 대규모 시험으로 갈 근거를 만드는 성격이 강하다.

임상 3상은 더 많은 대상자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후기 단계이다. 허가 신청의 핵심 근거가 되는 경우가 많아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주로 이 단계에서 큰 투자가 수반된다.)

유효성 평가변수는 임상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생존기간, 증상 개선, 특정 수치 변화처럼 시험 목적에 맞게 정한다.

안전성은 이상반응과 부작용 위험을 종합해 보는 개념이다. 효과가 있어도 안전성 균형이 나쁘면 실제 사용은 제한될 수 있다.

허가와 제조를 읽는 기준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약어: 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은 사람 대상 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규제기관에 제출하는 절차이다. IND가 받아들여 졌다는 것은 약의 판매허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임상 진입의 문을 통과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신약허가신청(약어: NDA, New Drug Application)은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하는 신청이다. 합성의약품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바이오의약품허가신청(약어: BLA,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은 바이오의약품의 허가 신청을 가리킨다. 세포, 단백질, 항체 등 제품 특성에 따라 제조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품질·제조·관리(약어: CMC, 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는 의약품을 일관되게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지를 보는 영역이다. 좋은 임상 결과도 CMC가 약하면 허가와 공급에서 병목이 생길 수 있다.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약어: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은 의약품 생산 시설과 공정을 관리하는 기준이다. 환자에게 쓰이는 제품은 연구실 결과보다 훨씬 엄격한 제조 신뢰성이 필요하다. (굉장히 중요하다.)

사업화와 협력의 언어

마일스톤은 개발, 허가, 매출 등 특정 조건을 달성했을 때 지급되는 금액이다. 계약 규모를 볼 때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구분해야 실제 확정되는 가치를 읽을 수 있다.

로열티는 제품 매출에 따라 일정 비율로 받는 대가이다. 상업화(목표로 한 국가에서 판매하는 것)에 성공해야 의미가 커지는 구조이다.

라이선스 아웃은 후보물질이나 기술의 권리를 외부 회사에 이전하거나 사용권을 주는 거래이다. 개발비 부담을 나누는 장점이 있지만, 권리 범위와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위탁연구기관(약어: 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은 임상이나 연구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전문기관이다.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위탁을 맡기는 의뢰사의 관리 역량도 중요하다.

위탁개발생산기관(약어: CDMO,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은 의약품의 개발과 생산을 맡는 기관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에서는 생산 경험과 품질 시스템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용어를 알면 다음이 보인다.

어떤 단계의 성과인지가 보인다. 비임상 성공, 2상 효과 신호, 3상 결과, 허가 신청은 서로 다른 의미이다. 결과의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평가변수, 대상 환자, 비교 대상이 분명해야 신약개발 가능성을 더 차분히 볼 수 있다. 제조방식, 사업 조건에 대한 얘기도 읽어낼 수 있다. 신약의 가치는 과학적 가능성만이 아니라 허가 가능성, 생산 가능성, 권리 구조가 함께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