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를 볼 때 이제 M7만 보면 되는지 묻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한때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 증시의 성장 엔진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언어였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이 묶음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않기 시작했다. 핵심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붐이 끝났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서 돈이 어디로 옮겨 가고 있느냐다.

M7의 결속 약화

매그니피센트7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를 가리킨다. 이들은 플랫폼, 클라우드, 반도체, 전기차를 함께 대표하며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2024년부터 종목별 수익률 차이가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존 플렌더는 6월 한 달 새 M7 시가총액이 2조달러 가까이 줄었다고 짚었다. 그는 이 하락을 AI 인프라 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불안과 연결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니다. M7이 더 이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단일 테마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대형 기술주 전체를 사면 AI 성장에 올라탄다는 공식이 약해지고 있다.

망고스가 가리키는 새 중심

새로 거론되는 이름은 ‘망고스’(MANGOS)다. 메타, 앤트로픽,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스페이스X의 첫 글자를 딴 표현이다. 기존 M7에서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가 빠지고 AI 모델 기업과 우주 기업이 들어온 셈이다.

이 묶음은 아직 안정된 지수라기보다 시장이 만든 새 언어에 가깝다.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상장사가 아니며, 스페이스X도 상장 이후 자금 쏠림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국내 11개 증권사 집계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일 서학개미 순매수 금액이 1조2346억원으로 전해졌다.

망고스의 의미는 이름 자체보다 구성 변화에 있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빅테크에서 AI 모델, AI 반도체, 클라우드와 우주 인프라로 관심 축이 이동하고 있다. 투자자는 이제 ‘큰 기술주’가 아니라 ‘AI 생태계의 어느 위치에 있는 기업인가’를 묻기 시작했다.

막대한 투자와 수익성의 간극

AI 랠리의 가장 큰 긴장은 돈의 규모에서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2025∼2026년 합산 1조달러 넘는 자본지출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퍼스케일러는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초대형 기술기업을 뜻한다.

문제는 이 지출이 이익과 현금흐름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지출은 부채로 메워지고,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가격 상승은 마진을 압박한다는 지적도 있다. AI 수요가 커져도 인프라를 까는 기업이 곧바로 높은 이익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시장 안에서는 포지션이 갈린다. 일부 펀드는 반도체를 사고 하이퍼스케일러를 공매도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성장해도 수익은 칩 공급자에게 더 먼저 쌓이고, 인프라 운영자는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생산적 거품’이라는 해석

AI 과열을 모두 허상으로 보는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은 AI가 과거 범용기술과 달리 지식 생산 자체를 증강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쉽게 말해 AI는 공장 자동화뿐 아니라 연구, 설계, 소프트웨어 작성 같은 지식 노동의 속도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플렌더는 이를 바탕으로 AI 붐을 ‘생산적 거품’으로 볼 여지를 제기했다. 1840년대 영국 철도버블처럼 과잉투자와 손실이 있었지만, 그 인프라가 결국 경제 구조를 바꾼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해석은 투자 손실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기술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과 지금의 가격이 적절하다는 판단은 다른 문제다. 철도가 세상을 바꿨다고 해서 모든 철도 회사가 살아남은 것은 아니었다.

ETF가 키우는 접근성과 쏠림

망고스가 빠르게 퍼지는 배경에는 상품화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는 망고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 신청서가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ETF는 여러 자산을 묶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품이다.

신청서에는 상장사뿐 아니라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비상장사에 대한 노출을 파생상품, 사모투자, 구조화 상품 등으로 확보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부 상품은 AMD,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 델테크놀로지스 같은 AI 하드웨어 기업도 함께 담는 구조다.

이 방식은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테마에 쉽게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반대로 기초자산이 복잡하고 일부는 비상장이라는 점에서 가격 변동과 유동성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름이 익숙해질수록 상품 구조를 더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볼 지점

첫째, AI 인프라 투자가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 봐야 한다. 데이터센터와 칩 구매가 늘어도 고객이 충분히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부담은 기업 재무에 남는다.

둘째, 반도체 기업과 클라우드 운영사 사이의 수익 배분을 확인해야 한다. AI 수요가 커질 때 누가 가격 결정력을 갖는지가 주도주를 가를 수 있다.

셋째, 망고스 관련 ETF와 파생상품이 자금을 얼마나 빨리 모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 이름이 산업 변화를 설명하는 유용한 지도인지, 또 다른 쏠림을 부르는 포장인지가 그 흐름에서 드러난다.